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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해 왕이 된 남자

    2012년 약 1200만 명의 관객수를 기록하며 수많은 영화 관련 시상식에서 타이틀을 거머쥔 광해, 왕이 된 남자이다. 비슷한 외모로 하루아침에 광대에서 임금이 된 하선이 정말 모두가 꿈꿔온 진정한 왕이 되는지에 관한 이야기이다. 또한 역사적 실화와 영화가 어떻게 다른지 비교분석해 보겠다.

    하루아침에 광대에서 임금이 된 하선

    때는 임진왜란 이후 선조가 세상을 떠나고 광해군이 왕위에 올랐지만 전쟁의 피해와 정치세력들의 대립에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던 광해군 8년, 당시 조선의 세력 중 하나인 서인들은 자신들의 집권을 위해 중전의 오빠 유정오에게 누명을 씌워 죄인으로 몰아세우고 역모세력의 위협에 언제나 불안을 감추지 못하던 광해는 점점 난폭한 폭군으로 변해가고 있었다. 결국 자신과 똑같이 생긴 사람을 찾아 왕의 대역을 시키라는 지시를 도승지 허균에게 명하게 된다. 임금과 똑같은 외모를 찾던 허균은 저잣거리에서 왕을 흉내 내며 푼돈을 벌던 광대 하선을 발견하게 되고 허균은 그를 임금에게 데리고 간다. 너무도 똑같은 광대의 외모와 목소리에 광해는 흡족해한다. 어느 날 왕을 시해하려는 음모로 광해는 혼수상태에 빠지고 도승지는 광대 하선에게 당분간 임금을 대신할 것을 명하게 된다. 하루아침에 왕이 돼버린 하선은 모든 것이 낯설고 어색하기만 하다. 뒷간을 찾지 못해 이틀 동안 변을 참기도 하고 아침 세숫물을 단숨에 들이켜기도 하고 하선에게는 아무리 노력해도 힘든 왕노릇이었지만 조금씩 백성을 위하는 진짜 임금의 모습을 내비치기 시작한다. 이제 임금의 대역에 적응하게 된 그는 허례허식으로 가득한 기득권의 횡포에 눈을 뜨게 되고 자신의 소신을 담아 백성을 위하는 국정을 펼쳐나가기 시작한다.

    모두가 꿈꿔온 진정한 왕

    가짜 임금인 하선은 땅을 가진 이들에게 가진 만큼의 세금을 부과하게 한 대동법이라는 제도를 통과시키기로 하고 이런 하선의 행동에 의심을 품은 서인 박충서는 사람을 붙이기 시작했다. 대동법을 시행하기엔 중전의 오빠인 유정호의 문제 또한 걸려있었고 대동법과 유정호 두 가지 큰 사안을 해결하기엔 왕의 권력이 충분하지 못했다. 하지만 중전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유정호를 구하고 신하들의 반발을 샀다. 이 사실을 알게 된 광해는 가짜 왕 행세를 하는 하선이 못마땅하게 여겨져 도승지에게 그를 제거하라는 명을 내린다. 명나라에게 2만 백성을 바치며 사대의 명분만을 내세우는 신하들에게 내 나라의 백성이 더 소중하다며 신하들을 질책하는 하선의 모습에서 진정 바라온 왕의 모습을 보게 되고 도승지는 큰 결심을 하게 된다. 기미나인 사월이의 독살사건이 불씨가 되어 반란이 시작되었고 임금이 진짜가 아니라는 소문이 돌며 박충서의 무리들이 하선을 끌어내리려 한다. 하선도 왕노릇도 마지막이라는 것을 직감적으로 깨닫게 되고 도승지는 백성을 진정으로 위하는 하선을 진짜 왕으로 세우고자 한다. 하지만 하선은 이를 거절하고 왕 대역으로 남는다. 진짜 왕 광해가 박충서의 무리들을 처단하고 하선도 결국 생을 마감하게 되는 듯 하지만 진정 그를 참된 왕이라 모시던 도 부장의 희생으로 목숨을 구하게 된다. 도승지 허균 또한 자신에게 진짜였던 왕 하선을 배웅하고 그는 아무도 찾지 못할 곳으로 배를 타고 떠난다.

    역사적 실화와 비교 분석

    광해가 다스리던 조선 8년, 승정원의 일기에서 지워진 15일간의 빈 시간 사이에 광해군으로 위장한 대역이 조선을 다스리는 설정으로 역사적 사실을 기반으로 두었다. 극적인 요소를 가미하기 위해 실제와는 조금 다른 설정이 있는데 몇 가지 알아보겠다. 영화 장면 중 하선의 입에서 내내 언급되는 대동법은 조선 중기에 시행되는 법으로 곡물을 쌀로 통일하여 바치게 한 일종의 납세제도로 광해군 즉위 1년이 되던 해에 시행되었던 실제와는 달리 극에서는 광해군 즉위 8년이라는 배경임에도 불구하고 대동법을 시행할 것이지 말 것인지에 대한 논의만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온다. 또한 박충서라는 등장인물이 나오는데 광해군과 정면으로 대립하는 역할이고 왕의 정책에 서슴없이 간언 하기도 하며 왕의 권력을 견제하는 세력이기도 하다. 박충서는 당시 실존했던 박응서를 모티브로 했다고 알려졌다. 허균은 왕의 최측근인 도승지로 표현되고 있는데 실제로 도승지라는 직책을 맡은 적은 없으며 왕의 측근에서 여러 요직을 맡았다가 당대 문신들의 모함을 받고 생을 마감하게 된다. 그리고 전해 내려오면서 역사 속 허균보다 업적이 미화된 부분이 많다고 한다. 광해군은 폭군으로만 알려져 있지만 동의보감 편찬, 뛰어난 중립외교를 펼치는 등 여러 활약을 했다고 한다. 광해의 이런 상반된 모습을 영화로 제작할 때 같은 모습이지만 다른 인물인 광해와 광대로 표현해 냈다.